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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ssul

얼듯한 공기를 녹이는 당신

레벨 ㅎㅍㄹ초ㅠ
5시간 1분전 347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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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겨울, 평창의 알프스급 스키 리조트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백색의 세계였다. 하얀 눈송이가 춤을 추듯 떨어지는 그곳에서, 지은은 도시의 번잡함을 뒤로하고 홀로 도착했다. 28살, IT 회사에서 매일 밤늦게까지 코딩에 매달리던 그녀는 번아웃의 끝자락에 서 있었다. “한 번쯤, 미끄러져 보고 싶어.” 그 생각으로 스노우보드 수업을 신청한 지은은, 리조트 로비에서 무거운 보드를 들고 어색하게 서 있었다. 그녀의 몸매는 스키 팬티가 강조하는 곡선으로,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였지만, 눈 속에서는 그저 초보자일 뿐이었다.
수업 시작 시간, 강사 민준이 나타났다. 32살, 근육질의 몸이 스노보드 재킷 아래로 드러나는 그는 프로페셔널의 냄새가 물씬 났다. 문신이 살짝 보이는 목덜미, 거친 미소, 그리고 눈보라를 뚫고 오는 그 목소리. “모두 모였나? 오늘은 기본 자세부터. 보드 위에서 균형 잡는 게 핵심이야.” 그의 그룹 수업은 10명 남짓, 지은은 맨 뒤에서 따라가기 바빴다. 슬로프 아래, 부드러운 초보자 코스. 민준이 먼저 시범을 보였다. 보드가 눈 위를 가르며 미끄러지는 그의 몸놀림은 예술 같았다. “자, 따라 해보세요. 무릎을 살짝 굽히고, 시선은 앞을 향해.”
지은의 첫 도전은 재앙이었다. 보드를 밟자마자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눈 속에 얼굴을 파묻은 그녀가 일어나려 하자, 민준이 재빨리 다가왔다. “괜찮아요? 초보자분들은 다 그래요.” 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 순간, 지은의 팔이 그의 단단한 가슴에 스쳤다. 따뜻한 체온이 눈의 차가움을 녹이는 듯했다. “고, 고마워요.” 지은이 붉어지며 중얼거렸다. 민준은 웃으며 “다음엔 제가 잡아줄게요. 자세 교정부터 해보죠.” 그는 그녀의 뒤로 다가와, 허리를 감싸듯 안고 보드를 고정시켰다. 그의 손이 허벅지 안쪽을 스치자, 지은의 심장이 살짝 요동쳤다. ‘이게… 수업인가?’ 하지만 민준의 목소리는 프로답게 차분했다. “엉덩이를 살짝 뒤로 빼고, 팔은 앞으로. 그래, 딱 좋아요.”
수업이 진행될수록 지은의 실수는 반복됐다. 한 번은 턴을 시도하다 보드 끝이 걸려 넘어지며, 민준의 몸에 그대로 기대 쓰러졌다. 그녀의 가슴이 그의 등에 눌리며, 둘 다 순간 멈칫했다. “아, 젠장… 미안해요.” 지은이 당황해 일어나려 했지만, 민준은 부드럽게 그녀를 안아 올렸다. “천천히. 보드 타는 건 인내예요. 당신처럼 예쁜 분이 다치면 안 되죠.” 그의 장난기 어린 미소에 지은의 뺨이 더 붉어졌다. 주변 학생들이 웃음으로 넘기려 했지만, 그 스킨십의 여운은 지은의 마음에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민준은 그런 그녀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여자, 그냥 초보자가 아니야. 눈 속에서 빛나네.’
휴식 시간, 리프트가 슬로프를 오르는 동안 민준은 그룹을 챙겼다. 지은은 창밖 눈보라를 보며 창피함을 달랬다.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더 재미있게 해보죠.” 수업이 끝난 리조트 라운지에서 지은은 따뜻한 핫초코를 마시며 하루를 되새겼다. ‘스노보드, 재미있네. 아니, 그 강사님 덕분인가?’ 그녀의 시선이 문득 바 쪽으로 향했다. 거기, 민준이 동료 강사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우연히 눈이 마주쳤고, 그는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초보자분, 오늘 어땠어요? 피곤하시죠?” 지은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그녀의 잔에 위스키 한 모금을 따라주었다. “슬로프처럼, 천천히 가보자고요. 내일 개인 팁 줄게요.”
그 말에 지은의 가슴이 살짝 녹아내렸다. 아직은 호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밤이 깊어지며 리조트 창밖으로 눈보라가 거세지자, 그녀의 마음속에 작은 기대가 피어났다. ‘내일이 기대되네.’ 한편, 민준은 바에서 혼자 남아 그녀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저 여자, 그냥 지나칠 수 없겠어.’
Cliffhanger: 갑자기 리조트 전체에 폭풍 경보가 울렸다. 지은이 로비를 나서려던 순간, 민준이 그녀를 불렀다. “밖이 위험해요. 같이 대기실로 가죠.” 문이 닫히며, 눈보라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둘만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 밤이… 어떻게 될까요?” 민준의 속삭임이 공기를 무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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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나의빗자루님의 댓글

레벨 나의빗자루
4시간 1분전
대단하네요 ㄷㄷ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5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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