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의 스침 외전1 > .ssul

6개월이 흘렀다.
수영장의 문이 닫힌 후, 그들의 일상은 물결처럼 자연스럽게 흘렀다.
태준과 민서는 더 이상 레슨생과 강사가 아니었다.
함께 풀사이드를 걷는 연인, 물속에서 손을 잡는 동반자.
하지만 오늘은 물 밖이었다.
도시의 가을 거리, 잎이 물들기 시작한 공원.
민서는 태준의 팔에 기대어 걸었다.
그의 어깨가 그녀의 머리에 닿을 때마다, 익숙한 체온이 스며들었다.
“태준아… 오랜만에 밖이네.
수영장 말고.”
태준의 시선이 그녀의 옆모습을 스쳤다.
민서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 그 안에서 피어나는 부드러운 미소.
그 시선이 그녀의 내면을 스쳤다.
이별의 상처가 이제 희미한 파문처럼 남아 있는, 그 안의 치유.
“그래… 물 밖에서도, 네가 내 리듬이야.”
그들은 공원의 벤치에 앉았다.
커피 잔을 나누며, 바람 소리를 들었다.
민서의 손이 태준의 손등을 덮었다.
자연스럽게, 물처럼.
“그날 이후로… 네가 날 어떻게 봐?”
민서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태준의 시선이 그녀의 눈을 마주쳤다.
그 안에서 그녀의 윤곽이 반사됐다 – 가을 햇살에 물든 뺨, 살짝 떨리는 입술.
그 시선이 그의 내면을 스쳤다.
제자의 그림자가 물속에 떠 있던 그날, 이제 민서의 손길이 그 자리를 채운 아름다움.
“처음엔… 네 눈빛이 날 흔들었어.
물처럼 맑고, 깊었지.
트라우마가 무너지는 기분이었어.
그리고… 네가 날 치유해준 순간부터, 사랑이었어.”
민서의 시선이 그의 눈을 파고들었다.
태준의 동공에 자신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쳤다.
그 안에서 그녀는 봤다.
고독한 강사의 눈가에 새겨진 주름, 그러나 그 아래 피어나는 따뜻함.
민서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녹아내렸다.
‘이 사람이… 나의 파문을 영원히 안아주는 물결이야.’
그녀의 손이 그의 손을 더 세게 쥐었다.
“나도… 네 손길이 날 자유롭게 했어.
상처가 물처럼 흘러나가는 기분.
태준아… 사랑해.”
고백의 말처럼, 그들의 입술이 닿았다.
공원의 바람이 스치듯, 부드럽게.
태준의 손이 그녀의 뺨을 감쌌다.
민서의 손이 그의 목덜미를 따라 내려갔다.
그 스침이 데이트의 끝을 알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태준의 아파트.
문이 닫히자, 공기가 무거워졌다.
아니, 뜨거워졌다.
태준의 손이 민서의 코트 단추를 풀었다.
하나하나.
천천히, 그녀의 피부를 드러내며.
민서의 손이 그의 셔츠를 벗겼다.
근육의 곡선이 불빛에 물들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그 곡선을 따라 내려갔다.
허리의 좁은 부분, 그리고 그 아래로 이어지는 힘찬 흐름.
그 흐름이 그녀의 손에 녹아들었다.
태준의 숨이 거칠어졌다.
그 숨결이 그녀의 목을 핥았다.
“민서야… 네가 날 어떻게 느껴?”
민서의 몸이 그의 몸에 기대었다.
침대 위로.
그의 무게가 그녀를 누르며, 윤곽이 겹쳐졌다.
태준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따라 내려갔다.
등의 아치, 허리의 굴곡.
그 손끝이 부드러운 언덕을 스치며, 꼭대기를 주물렀다.
민서의 몸이 물결쳤다.
뜨거운 파문.
그 파문이 그의 손바닥을 적시며, 다시 올라왔다.
그녀의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쌌다.
자연스럽게, 신뢰처럼.
태준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천천히 리듬을 타며, 깊어졌다.
그 리듬이 민서의 심장을 따라 쿵쾅거렸다.
땀이 흘러 피부를 미끄러워지게 만들었다.
그 미끄러움이 더 깊은 골짜기로 이끌었다.
민서의 손이 그의 등을 파고들었다.
손톱 자국이 새겨지며, 그의 움직임을 더 세게 만들었다.
둘의 몸이 부딪히는 소리가 방을 채웠다.
그 소리가, 사랑의 물결이었다.
태준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스쳤다.
부드럽게 벌리며, 그 안의 숨겨진 흐름을 느꼈다.
민서의 숨이 가빠졌다.
그녀의 손이 그의 가슴을 감쌌다.
심장의 박동.
쿵쾅, 치유의 리듬.
“태준아… 더 깊이… 나를 느껴.”
태준의 입술이 그녀의 목덜미를 물었다.
살짝, 그러나 깊게.
그 순간 민서의 몸이 젖혀졌다.
움직임이 빨라졌다.
골짜기와 언덕이 완전히 맞물렸다.
땀이 섞여 미끄러운 물결이 됐다.
민서의 떨림이 태준에게 전해졌다.
그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더 세게 끌어당겼다.
절정에 다다를 무렵, 태준의 입술이 그녀의 입을 막았다.
혀끝이 스며들며 모든 소리를 삼켰다.
그리고 터졌다.
둘 다 동시에.
온몸이 흔들리며 무너졌다.
여운처럼 남은 떨림이, 서로의 피부를 타고 퍼졌다.
태준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민서야… 영원히, 네 물결 안에.”
민서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심장의 여운.
“태준아… 나의 치유, 네 사랑.”
새벽이 스며들며, 그들의 유대는 물처럼 흘렀다.
끊이지 않고,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