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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ssul

물결의 스침3

레벨 ㅎㅍㄹ초ㅠ
21시간 52분전 376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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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습의 마지막 주, 심야 수영장은 물의 고요한 심장처럼 고요했다.
풀 전체가 둘만의 영역이 됐다.
민서는 물속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서며 태준을 봤다.
그의 실루엣이 풀의 파란 불빛에 스며들어, 어깨의 선이 물결처럼 부드럽게 일렁였다.
태준도 그녀를 봤다.
민서의 눈동자에 비친 풀의 반사, 그 안에서 피어나는 조용한 용기.
그 시선이 교차하는 순간, 물의 저항이 둘 사이를 가르며 흘러갔다.
이미 말하지 않은, 그러나 물처럼 스며든 유대.
“오늘은 자유 수영으로 마무리할게요.
혼자서 느껴보세요.”
태준의 목소리가 물에 녹아들었다.
민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자유형으로 팔을 뻗고, 몸을 회전시키며 물을 가르는 동작.
4주간의 레슨이 그녀의 몸에 새겨진 리듬이었다.
하지만 물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내면의 무게가 다시 떠올랐다.
이별의 상처 – 연인이 떠난 후, 빈 집의 침묵이 그녀를 짓누르던 그 밤들.
물속에서조차 그 무게가 다리를 끌어당겼다.
갑자기 동작이 흐트러졌다.
민서의 몸이 물의 저항에 휘말리며 아래로 가라앉았다.
공포가 스쳤다.
‘다시… 혼자서 무너지는 기분.’
태준이 즉시 움직였다.
물속으로 쇄도하듯 다가와 그녀를 안아 올렸다.
그의 팔이 민서의 허리를 단단히 감쌌다.
물의 저항 속에서 몸이 완전히 밀착됐다.
허리의 곡선이 그의 팔에 안기고, 다리가 그의 다리에 얽혔다.
저항이 사라진 듯했다.
민서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태준의 심장이 쿵쾅거리는 게 느껴졌다.
강렬하게, 물결을 뚫고 전해지는 그 박동.
자신의 심장과 맞물린 리듬.
태준의 시선이 물속에서 그녀의 눈을 찾아왔다.
민서의 눈동자에 비친 물의 흐름, 그 안에서 떨리는 그녀의 취약함.
그 시선이 그녀를 끌어올렸다.
물 위로.
파문만이 풀을 따라 일렁였다.
풀사이드에 올라앉아, 그들은 물기를 털며 숨을 고른다.
민서의 손이 떨렸다.
태준의 손이 그 손을 덮었다.
자연스럽게,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무게.
“민서 씨… 왜 그랬어요?
동작이 완벽했는데.”
태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민서는 그의 눈을 마주쳤다.
그 시선에 비친 자신의 모습 –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린, 그러나 눈빛은 단단한 – 을 봤다.
그 시선이 그녀의 내면을 스쳤다.
이별의 상처, 빈 집의 침묵, 직장의 무게.
그 모든 게 물처럼 스며들던 그 고독.
민서는 그 시선에 마음이 열리는 걸 느꼈다.
‘이 사람 눈빛에… 나의 파문이 비치네.’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태준 씨… 물속에선 자유로워지는데, 갑자기… 옛날 일이 떠올라요.
연인이 떠난 후, 혼자서 무너지는 기분이… 물처럼 나를 끌어당겨요.”
태준의 시선이 깊어졌다.
민서의 눈에 비친 그의 얼굴, 물방울이 맺힌 그 윤곽.
그 안에서 그녀는 봤다.
고독한 강사의 눈가에 새겨진 주름, 그러나 그 아래 숨겨진 연민.
태준의 내면에서 과거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제자를 잃은 그날, 물이 모든 걸 삼켰던 순간.
파도가 그녀를 멀어지게 하던 그 공포.
그 후로 그는 사람을 멀리했다.
물은 믿을 수 있지만, 사람은 다쳤으니까.
하지만 민서의 눈빛은 그 벽을 스쳤다.
부드럽게, 파문처럼.
태준의 손이 그녀의 손을 더 세게 쥐었다.
“나도… 비슷해요.
몇 년 전, 제자를 잃었어요.
수영 사고로.
물속에서 그녀를 잡지 못한 채… 파도가 그녀를 데려갔죠.
그 후로, 물은 나에게 벌 같아요.
믿고 싶지만, 두려워요.”
그 고백에 민서의 시선이 그의 눈을 파고들었다.
태준의 동공에 자신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비쳤다.
그 안에서 그녀는 봤다.
트라우마의 무게, 그러나 그 아래 피어나는 용기.
민서의 내면이 스멀스멀 녹아내리는 듯했다.
‘이 사람이… 나의 상처를 안아주는 물결이야.’
그녀의 손이 그의 손을 마주 쥐었다.
“태준 씨… 당신 손이 날 구해줬어요.
물속에서, 그리고… 여기서.”
태준의 시선이 풀을 스쳤다.
그리고 다시 그녀로 돌아왔다.
민서의 눈에 비친 물의 반사, 그 안에서 그녀의 치유가 일렁였다.
그 시선이 그의 트라우마를 스쳤다.
제자의 그림자가 물속에 떠 있던 그날, 이제 민서의 눈빛이 그 자리를 채웠다.
부드럽게, 그러나 확실하게.
태준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풀렸다.
‘이 눈빛이… 나의 파문을 가라앉혀.’
그의 목소리가 속삭임처럼 흘렀다.
“민서 씨… 당신이 날 치유해줘요.
물처럼, 조용히.”
둘의 시선이 물 위에서 포개졌다.
파문이 그 교차를 따라 일렁였다.
민서의 내면에서 사랑이 피어났다.
태준의 트라우마를 안아주는, 그녀의 손길처럼.
태준의 내면에서 치유가 스며들었다.
민서의 상처를 지탱하는, 그의 시선처럼.
그 아름다움은 물결의 여백에 있었다.
서로의 파문이 맞물려 하나의 흐름이 되는, 그 순간.
그들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자유 수영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움직임.
태준의 손이 민서의 목덜미를 스쳤다.
가르침이 아닌, 안아줌처럼.
민서의 손이 그의 허벅지를 스쳤다.
탐닉이 아닌, 지탱처럼.
물의 저항이 사라진 듯, 몸이 스며들었다.
숨결이 물 위로 올라오며 교환됐다.
입술이 거의 닿을 거리.
태준의 시선이 민서의 눈을 마주쳤다.
그 안에서 그녀는 봤다.
자신의 치유, 그의 아름다움.
민서의 시선이 그의 눈을 파고들었다.
그 안에서 그는 봤다.
자신의 사랑, 그녀의 아름다움.
물 아래서 손을 잡았다.
“이제… 가르침 끝이에요.”
태준의 속삭임이 물에 스며들었다.
민서의 시선이 풀 아래에서 일렁였다.
파문이, 그들의 내면을 영원히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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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뉴기니님의 댓글

레벨 뉴기니
20시간 30분전
ㄱㅅㅎㄴ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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