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헤어진 이야기 > .ssul

본문 바로가기

19금.ssul

어제 헤어진 이야기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2 11:24 365 1 0

본문

어제 오후 5시 30분, 늘 만나는 공원 벤치에서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마치 잘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그녀가 꺼낸 이별 통보, 그리고 제가 겨우 뱉어낸 "알았어"라는 짧은 대답. 2년 반 동안 쌓아 올린 세계가 단 5분 만에 무너져 내리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더 참담하더군요.

집에 돌아와 불을 켜지 못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데, 며칠 전 그녀가 제 방에 두고 간 작은 머리핀이 눈에 띄었어요. 늘 머리를 묶을 때 쓰던, 별것 아닌 그 핀이 지금은 그녀의 흔적 중 가장 선명한 유물처럼 느껴집니다. 이걸 돌려줘야 할까, 아니면 그냥 버려야 할까. 그런 사소한 고민조차 힘겹습니다.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이별의 순간보다 이후의 공백입니다. 알람처럼 익숙했던 아침 인사가 없고, 저녁 먹었냐는 카톡도 오지 않습니다. 습관적으로 들어가 본 그녀의 SNS는 어쩐지 더 조용해 보입니다. 우리가 공유했던 그 수많은 일상들이 마치 없었던 일처럼, 그녀는 그녀의 삶으로, 저는 저의 삶으로 강제 이동된 기분입니다.

지금 시계는 밤 11시를 조금 넘겼습니다. 보통 이 시간엔 서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주말에 무얼 할지 계획을 짰는데 말이죠. 이젠 그 모든 '우리'의 계획이 휴지 조각이 되었네요. 당분간은 그녀가 없는 이 시간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 막막함만이 가슴을 짓누릅니다. 정말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까요? 아직은 믿기지 않습니다.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1

나의빗자루님의 댓글

레벨 나의빗자루
2025-12-02 12:54
대단하내요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2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전체 1,404 건 - 1 페이지
번호
제목
글쓴이
레벨 토토사관학교
2025-09-03
1,403
레벨 ㅎㅍㄹ초ㅠ
16시간 1분전
291
0
레벨 ㅎㅍㄹ초ㅠ
16시간 1분전
1,402
레벨 ㅎㅍㄹ초ㅠ
16시간 5분전
263
0
레벨 ㅎㅍㄹ초ㅠ
16시간 5분전
1,401
레벨 ㅎㅍㄹ초ㅠ
16시간 18분전
182
0
레벨 ㅎㅍㄹ초ㅠ
16시간 18분전
1,400
레벨 ㅎㅍㄹ초ㅠ
16시간 20분전
131
0
레벨 ㅎㅍㄹ초ㅠ
16시간 20분전
1,399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45분전
428
0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45분전
1,398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48분전
223
0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48분전
1,397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49분전
515
0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49분전
1,396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15분전
415
0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15분전
1,395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22분전
359
0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22분전
1,394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23분전
446
0
레벨 ㅎㅍㄹ초ㅠ
17시간 23분전
1,393
레벨 나진아
2025-12-07
2,756
1
레벨 나진아
2025-12-07
1,392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679
0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1,391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522
0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1,390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269
0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1,389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443
0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1,388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602
0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1,387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917
0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1,386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335
0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1,385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210
0
레벨 ㅎㅍㄹ초ㅠ
2025-12-07
게시판 전체검색